@5ubtle_언젠가 제가 공들여 접은 종이꽃을 꺼내 네게 내민다. "한 송이가 전부이긴 한데, 나름 열심히 접었어. 너 만나면 꽃 주고 싶었거든." 이런 제게 설마 네가 화를 내겠어. 어렴풋 드는 직감에 입가에선 호선이 떠나질 않는다. 입술 옆이 터졌던 것은 이제 아무런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.
@5ubtle_"그럼 다음부턴 내가 가지, 뭐." 네 보조 덕에 금세 침대맡으로 도착해 자연스레 엉덩이 붙여 앉고는 능글맞게 웃는다. 무언가 참는 듯한 네 표정을 가만 살피다 침대 위로 가만히 자리하고 있던 손을 꼬물꼬물 움직여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. 여전히 네 표정을 살피다, 이불 속에서
@5ubtle_같았던 네 손바닥 위로 제 뺨이 가득 닿고서야 다시금 입꼬리 올려 웃는다.
"이제야 보네, 황필조."
좀만 더 늦었으면 정말 휠체어 끌고 갈 뻔 했어, 장난스런 제 목소리가 병실을 살짝 울린다. 그리고 곧 아직 깁스를 풀지 않은 다리를 가리키며 자연스레 네 어깨 위로 팔을 걸친다.
@5ubtle_응, 필조야. 왜 불러.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제 이름을 부르는 네 목소리가 결국 하루를 만들어낸다. 아까만 해도 지루하기 짝이 없던 제 오늘이 너를 보고서야 이렇게 완벽해질 수 있는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지. 살짝 닿았다 떨어지는 네 손길이 아쉬워 그대로 제 얼굴을 앞으로 뻗는다. 스칠 것만
@5ubtle_알지만 그럼에도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. 금세 가라앉는 텐션도 잠시, 줄곧 바라보고만 있던 문이 열렸다.
"필조야!"
반가움에 만면에 화색이 돈다. 익숙한 얼굴에 저도 모르게 활짝 웃자 얼굴에 그대로 통증이 느껴져 살짝 표정이 굳는다. 티 났나? 네가 몰랐으면 좋겠는데.
@5ubtle_핸드폰을 들어 방금 온 알람에 입꼬리가 내려갈 생각을 않는다. 조금만 있으면 필조 오겠네. 콧노래 흥얼거리는 것도 잠시, 카메라를 켜 제 얼굴을 점검한다. 방금 씻고 나와 그럭저럭 나쁘진 않지만 곳곳에 남은 딱지와 통증이 신경 쓰여 한숨 한 번 푹 내쉰다. 아... 언제 낫냐. 어쩔 수 없음을 잘